날씨도 안좋고 몸도 안좋고

오늘 컨디션이 너무 안좋다. 어디가 딱 집어서 아프고 그런 것은 아닌데 계속 몸이 축축 처지고 사지가 쑤신 기분이 든다. 아무래도 날씨 때문인 것 같지만 (태풍이 오고 있다) 어쨌든 오늘 하루 동안 당직인데 너무 힘들다.
마음 같아선 돈도 필요없으니까 오늘 하루는 쉬고 싶지만 세상 일이 그렇데 되던가.. 오전 외래 보고 전체 회진 돈 다음에 내일 아침까지 당직을 서야 한다.

가뜩이나 이렇게 컨디션이 안좋은데 아침에 출근해 보니 위장쪽을 전문으로 보는 과장님의 환자 두 명이 영 상태가 안좋았다. 한 명은 고령으로 수술하고 벌써 3주째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 환자였는데, 아침 엑스레이 소견으로는 명확한 폐렴 소견이 보이고 있었다. 환자가 가쁜 숨을 쉬고 있다는 걸로 봐서 아무래도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할 것 같은데 담당 선생님이 오늘 일부러 나온다고 해서 섯불리 내 맘대로 처치도 못하고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다른 환자는 비교적 최근에 수술한 환자인데 수술직후까지 괜찮다가 지난 목요일부터 갑자기 심한 복통을 호소한 환자이다. 이 환자 역시 위장 수술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장을 이어 붙인 자리가 일부 벌어진 것이 아닐까 하고 있다. 이 환자에 대해서는 담당 과장님이 수술을 생각하고 있는데 난 잘 모르겠다.

물론 내 몸을 누군가 수술했는데 잘 낫지 않고 문제가 생기면 환자는 엄청나게 힘이 들 것이다. 그렇지만 담당 의사는 그렇지 않을까? 아마 환자 두 명 때문에 우리 선생님은 며칠째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을 거다. 비록 내 몸이 아픈 것은 아니지만 수술하고 나서 문제가 생겼을때 느끼는 정신적 고통은 다른 사람이 절대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고통이니까.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고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이해해주지 못하는 무시무시한 정신적 고통이다. 아마 우리 선생님도 이런 고통을 느끼고 있겠지.

하아... 여러모로 좋지 않은 날이다. 제발 아무 일도 없기를 모두 빌어주면 좋겠다.
응급수술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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