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병원

아침부터 지금까지 계속 되는 일이다.
어제 당직서고 아침에 집에 오는 길에 응급실에 환자가 있다고 연락이 왔다.
담석증 때문에 통증이 있는 환자라고 했는데, 집에 도착하면 씨티 보고 연락 주겠다고 했다. 집에 도착해서 컴퓨터를 켜고 원내 전산망에 외부접속을 시도했는데 (VPN이라는 걸로 연결하게 된다), VPN연결까지는 잘 되었는데 환자 사진을 보려고 하니 어플리케이션 서버에 연결할 수 없다는 에러가 떴다. 응...?
몇 번 시도를 했지만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외부에서 원내 전산망에 연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급하게 응급실 간호사실을 통해 전산실 당직에게 연락해 달라고 하고 기다렸는데, 잠시 후에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자신은 서버만 담당하기 때문에 그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응...? 잠깐만요. 서버 담당이라면서 어플리케이션 서버로의 연결이 막힌 것을 해결할 수 없다고요? 너무 황당한 이야기라 일단 알았다고 하고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통해 환자를 입원시켰다.

벌써 세 명째 입원시키고 있다. 아니, 두 명 이었나? 아무튼. 전화 받고 환자 상태 확인도 못하고 응급실 전공의에게 그냥 환자를 보내거나 입원시키라고 하고 있는 거다. 마치 눈을 빼앗긴 것 같은 상황인데 내일까지 되어야 이 문제가 해결이 된다고 하니 속이 터질 노릇이다.
진짜 이해가 안가는 것은, 서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당직자를 서버관련 장애 해결을 위해 당직을 세운다는것이다. 대체.. 무슨 정신머리인지 이해가 하나도 안간다. 장애를 복구할 수 없는 당직자가 당직이 왜 필요한 걸까? 그냥 경비아저씨에게 서버실 도둑 들지 않게 관리 잘 해달라고 하는게 낫지.

답답한 마음을 안고 병원 전문의 단체 카톡방에 외부 접속 서버 장애로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알렸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렇게 전화로 환자 상태 듣고 대충대충 일을 처리하고 있다.
심지어는... 입원 환자 상태도 확인을 할 수가 없어서 전화로 병동에 전화해 정보를 얻고 있다. 가뜩이나 바쁜 간호사에게 잡일까지 시키는 상황인거다. 난 나대로 환자 상태를 한번에 알 수 없으니 답답하고, 간호사는 간호사대로 바쁜데 전화로 환자 상태까지 설명해야 하니.... 정말 엉망진창이다.

마음 같아선 내일 출근하자마자 사내 게시판에 이게 뭐하는 짓거리인지 똥을 싸지르고 싶지만... 가뜩이나 있던 사람도 나가고 엉망인 전산실을 공개처형 하는 것 같아서 안하려고 한다. 그냥 내일 팀장에게 전화해서 이건 좀 문제가 있지 않냐고 이야기만 해야지 뭐..

뭐, 다른 병원도 여기랑 똑같겠지 생각한다. 우리 병원만 병신같은 것은 아닌 것 같아서 말이다.
아아... 환자나 오지 않으면 좋겠다. 이건 정말.. 말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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