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7일

아무것도 못했다

IC 1848 태아성운
사진 정 가운데가 몸통. 머리가 1/3정도 위쪽 프레임에 잘린 붉은 무언가가 보인다
단 한 장 찍었다. 스택을 하지도 못했다. 진짜 단 한 장.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
우선... 집에서는 멀쩡하게 작동하던 필터 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곤란을 겪었다. 여러번 시도해도 꿈쩍도 안해서 결국 모노크롬 카메라를 포기하고 OSC카메라로 바꿨다.
OSC로 바꾸고 나서도 계속 문제가 발생했는데, 우선은 노트북이 마치 전자기 간섭을 받는 것처럼 오작동을 했다. 마우스 포인터가 이쪽 저쪽으로 순간이동 하면서 내가 누르지도 않은 마우스 왼쪽, 오른쪽 클릭질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APT소프트웨어의 망원경 위치 인식 기능을 실행시키면 계속 에러가 발생했고 테스트 샷을 찍으면 화면에 하얀 잡음만 잔뜩 띄워줬다.
거기다... 생각보다 태아성운은 어두운 성운이었다는 것을 늦게 알아서 내가 찍고 있는 것이 제대로 찍은 것인지 혼란에 빠져 버렸다.

이렇게 오만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가운데 마지막 쐐기를 박아 버린것은 날씨였다.
밤 10시 30분 정도에 한차례 구름이 끼더니, 12시부터 온 하늘이 구름 천지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일기예보를 봤더니 낮에 말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밤새 구름이 많이 낄 것이라고 예보가 바뀌어 있었다.

..................00:30에 철수했다.

그냥 망했다.
제대로 찍은 것은 하나도 없고, 프레임에 대상을 가두지도 못했고, 각종 전자장비의 오작동과 소프트웨어의 충돌로 아무것도 못하고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한 장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테스트샷을 찍은 위의 사진이 전부다. 진짜 우울했다. 거의 1.5개월을 기다렸는데 아무것도 찍을 수도, 심지어 제대로 시작을 할 수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유일하게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던 것은, 내 마운트가 Star alignment만 제대로 하면 어떻게든 정확한 위치를 잡아준다는 정도. 아쉬운 것은 내가 다른 별들과 태아성운과의 위치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 촬영대상을 프레임에 가두지 못했다는 것.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할 말이 있다. 아래는 내가 촬영한 Raw 파일의 영상이다.


난감하지... 분명히 가운데 부분이 별의 위치들을 보았을 때는 맞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당장 눈에 보이는 성운이 하나도 없으니 내가 위치를 제대로 잡았는지 못 잡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뭐, 다음번에 시도하면 조금 더 정확히 위치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확신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아무튼. APT와 필터 휠 모두 창고에 박아두고 당분간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촬영을 해보려고 한다.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제대로 작동도 안하고 날 고통스럽게 했던 녀석들을 창고에 넣어두고, 가장 성공확률이 높은 방식으로 당분간 촬영이나 계속해야 겠다.

아무튼. 속상한 하루였다.
그리고 천체사진은 정말 어렵다.


댓글

  1. 저런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ㅠㅠ 저도 지난 번 촬영때 장비 때문에 엄청 고생을 해서 ㅠㅠㅠ
    정말 천체사진은 어렵습니다 ㅎㅎ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즐거운 출사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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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허락없이 이미지를 Astrometry에 입력해서 분석을 해 봤습니다 ^^;;

    http://nova.astrometry.net/user_images/3286398#annotated

    정확하게 중앙이 IC 1848 (태아성운)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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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넵! 두루별님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출사 많이 다니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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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오오!!! 이런 방법이 있군요! 매번 새로 배웁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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