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chrome 카메라 이해하기

혼자 공부한 것 정리

상당히 오랜 시간, 어쩌면 2020년 초부터 지금까지 고민한 내용입니다.
천체사진을 찍으려면 Gain, Offset, Dynamic Range(DR), Full Well Capacity (FWC), QE (Quantum Efficiency)같은, 뜻이 무엇인지 이해도 할 수 없는 용어들을 알아야 했습니다. 이런 용어를 알기 위해 노력한 가장 큰 이유는 “사진이 잘 안나와서” 입니다. 아마 일반 DSLR로 대낮에 평범한 사진을 찍었다면 이런 용어에 대해 찾아보려고도 안했을 것 같습니다. 전 대충대충 사는 사람이거든요.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DSI-IV의 설명서를 보면 “심우주 천체를 촬영하는 경우, Gain을 최대로 올려 촬영하세요” 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라는 대로 Gain값을 최대로….하기는 좀 그렇고, 최대에서 바로 앞 단계로 설정하고 항상 촬영을 했답니다.
결과는 이상했습니다. 남들이 찍는 수준으로 촬영시간을 주면 결과물이 하얗게 타버렸고,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촬영한 결과물을 Auto-stretch 기능으로 조절하지 않으면 상태가 어떤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처음하는 천체사진이었고 물어볼 곳도 없었기 때문에 “남들도 이렇게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 찍은 다음에 컴퓨터로 처리해 원래 영상을 뽑나보다”라고 생각하며 촬영했습니다. 물론 사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저라도 Gain을 높이면 화면이 하얗게 탄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래도 설명서에 적혀있는 내용이니 그게 맞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따라 했습니다.
네. 지금까지의 결과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상하게 나왔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카페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제가 잘못 이해한 것이더군요. ㅎㅎ;)
카페에서 들은 얘기로 “Gain은 신호의 클리핑(Clipping)을 막기위해 올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Gain을 올리면 보다 넓은 영역의 신호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가능한한 노출을 길게 줘서 대상이 화면에 잘 나타나도록 하면서 화면을 태우지 않을 정도로 촬영하는게 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네. 그래도 잘 안되었습니다. 조금만 노출시간을 길게 줘도 화면이 하얗게 타버렸고, 노출시간을 짧게 주면 아예 대상이 너무나 흐리게 나왔습니다. 제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별들은 전부 하얗고 심우주 대상은 연기처럼 흐리게 보이는 것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결국, 미친듯이 구글을 뒤지기 시작했고 몇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위 그래프는 제 카메라와 동일한 파나소닉 MN34230PLJ CMOS 센서를 사용하는 ZWO의 ASI 1600MM Pro 카메라의 센서 특성값입니다. 카메라 제조사마다 설계에 차이가 있으니 100% 맞는 말이라고는 할 수 없어도 참고를 할 수는 있었습니다.
그래프를 잘 보면.. Gain을 올리면 올릴수록 DR값이 작아짐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영상의 색상(또는 그레디언트)을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작아진다는 뜻이겠지요.

이 그림을 보며 좀 더 이해가 되었습니다. (빨간색 표시는 무시하세요)
잘 보시면 스탑(stop)이라는 용어가 보입니다. Dynamic Range(DR)은 백색에서 검은색까지 두고 보았을때, 그레디언트를 나누는 용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을 참고로 위의 특성곡선을 다시 보시면 Gain 0에서 12.5스탑의 그레디언트를 표현할 수 있는 센서가 Gain 300이 되면 9스탑으로 줄어듭니다. 다시말해 어떤 대상을 표현할 때 12.5가지 농도의 회색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Gain을 올림에 따라 9가지 회색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다는 말이 됩니다.
이건 특성곡선의 FW(Full Well)값과도 연결이 되는데 FWC (Full Well Capacity)는 센서 하나가 받아들일 수 있는 광자의 수라고 생각했습니다. CMOS 센서는 이 광자를 받아 전기신호(전자)로 바꿔주는 기계인데, Gain이 올라가면 갈수록 FW값이 작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Gain을 올리면 FWC가 작아져(광자를 받을 수 있는 물통이 작아져) 조금만 들어와도 가득차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가득차게 되면 해당 센서는 백색만 나타낼 수 있고 주위로 광자가 질질 흐르며 블루밍(Blooming)이라는 현상을 유발하게 되구요.

리드 노이즈(Read noise)는… 과거에 읽었던 정보를 참고했습니다. 간단히 말해 카메라가 센서에서 그동안 모인 신호의 강도를 주와악! 읽어들일때 발생하는 기계적(전자적) 노이즈라고 생각하는게 옳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째서 Gain을 낮췄을 때 증가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잘 모릅니다. 그저 제가 아는 상식은 (구글링하며 알게 되었지만..) Gain을 줄이면 줄일수록, DSLR의 경우 ISO를 낮추면 낮출수록 리드 노이즈가 증가해서 이에대해 충분한 제거(Bias frame으로 제거)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여기까지 특성곡선을 살펴보다가 곡선에 표시된 “Gain = 139″에 대해 눈여겨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치가 잘은 모르지만 이 센서를 사용할 때 일반적으로 권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리드 노이즈와 가장 넓은 DR을 가지는 합리적 수치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실제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쓰는지 확인하기 위해 Astrobin (천체사진만 전문으로 올리는 사이트)을 뒤졌습니다. 간신히 저와 동일한 모노크롬 카메라를 사용하는 분을 찾았고, 장문의 댓글을 남겨 질문을 했습니다. 질문의 요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 설명서와는 다르게, 내가 찾아본 바로는 우리가 쓰는 카메라는 Gain을 중간정도 주는게 가장 맞는 것 같다. 당신은 평소에 어떻게 쓰는가?
  • LRGB촬영을 하려고 하는데 혹시 당신은 노출을 얼마나 주는가?

그리고 답장이 왔습니다. 놀라운 이야기였습니다.

일단, 난 최근에 카메라를 바꿨다.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그 카메라는 매우 감도가 높은 카메라이고, 나의 경우 초창기에는 Gain을 중간 정도 두고 썼지만 마지막에는 0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LRGB의 경우 난 L 필터는 90초로, 그리고 RGB는 각각 120초 정도 줬다.

결국, 제가 천체사진을 잘 모를때 알고 있던 단순한 지식. “Gain은 신호를 증폭하는 거얌” 이 맞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설명서의 말은 틀린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와보니, 심하게 말해 ISO랑 Gain은 동일한 것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다만 위의 사진과 제일 위의 특성곡선을 보면 느껴지는 것은, ISO를 낮추든 Gain을 낮추든 아무튼 이 수치를 낮추면 노이즈가 심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뭐, 아직도 QE (Quantum efficiency)나 Offset은 잘 모르겠습니다. Offset은 QHY에서 올린 글을 보았을때, 촬영시 하한값(Offset)을 얼마로 줘서 그 이하를 전부 검은색으로 처리하냐는 것 같은데 제 카메라는 그 기능 자체가 없는 것 같아 무시하고 있습니다. (ASCOM드라이버 설정에 나오는 블랙 라벨이 그것 같기는 합니다)

여기까지 긴 여행을 하고 나서 내린 결론은 크게 두 가지 였습니다.

  1. Meade DSI-IV는 망한 제품이다 : 아무리 구글 검색을 해도 이 카메라를 판다는 사이트만 있지, 실제로 사용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이라든가 평가에 대한 이야기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처음에 좀 만져보고 안 쓰거나 아예 아무도 안 샀다는 뜻이겠지요.
  2. 카메라 바꿀 능력은 안되니 그냥 지금까지 알게된 내용을 토대로 또 힘내보자. ㅠㅠ

이번주 금요일밤과 토요일밤에 철원에 가보려고 합니다.
군인 아저씨가 쫓아내면 SNS 지인분의 도움을 받아 토요일에는 그 분의 관측지로 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가면 Gain은 16정도(다시 그래프를 보다 결정했습니다)로 설정해 촬영하려고 합니다. 도움을 주신 Astrobin의 사용자분이나 카페에서 도움주신 분들의 조언을 토대로 노출시간을 조절해 보려고 합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혼자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직도 머나먼 길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네요..

이건 참고

두루별님의 장비를 보고 관심이 생겨 ASI 6200MM Pro 제품의 특성곡선을 살펴봤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Gain을 100보다 아주 조금만 더 줘도 Gain을 안 준 것과 비슷할 수준의 DR을 얻으며 리드 노이즈를 확 줄일 수 있나 봅니다.
정말 좋은 장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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