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일만의 천체사진

힘들었습니다

IC1848 IC1805, 영혼성운과 하트성운
H𝛼 600초 노출 총 24장

모처럼 큰 기대를 안고 갔는데 시작부터 꼬였습니다. 
오랫만에 해서 그런가... 장비를 설치하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그리고 전원을 넣고 컴퓨터와 연결하는데 무엇이 원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과거 Star alignment 데이타가 살아 있어서 마운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것 때문에 껐다 켰다를 몇 차례 반복했고, 간신히 기존 데이타를 삭제하고 Star alignment를 실행했습니다.
Star alignment가 끝나고 나서 All Sky Plate Solver(ASP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몇 차례 시도를 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결국 이 기능을 포기한채 PHD2의 가이딩 칼리브레이션을 진행 했습니다. 
가이딩 칼리브레이션도 에러가 떴습니다. 칼리브레이션이 성공했다고 나와도 가이딩을 하면 적위가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칼리브레이션을 네 차례나 반복했고, 간신히 Formahaut 인근의 별을 이용해 성공시켰습니다.
고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초점을 맞추기 위해 카메라로 연속촬영을 하면 아랫쪽 1/5정도가 잘려서 나왔습니다. 거기다 어느 정도 연속촬영을 하면 카메라 프로세서의 문제인지 카메라가 먹통이 되었습니다. 이 문제로 네 번 정도 카메라를 껐다 켰습니다.

보름달이... 마치 해처럼 보이네요
녹색은 너무 밝아 발생한 아이폰 고스트 현상

여기까지 거의 두시간 반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어찌어찌 작동을 시킨 다음, 원래 계획했던 좌표값을 넣고 경통을 이동시켰는데 ASPS가 작동을 안하니 플레이트 솔빙이 극히 어려웠습니다. 거기다 보름달이 뜬 날이라 광해가 심해 L필터에서는 아예 대상이 보이지 않아 테스트샷도 H𝛼로 장노출을 주며 찍어야 했습니다. 

간신히 모든 고난을 헤치고 촬영을 시작했는데 한 시간 정도 촬영하니 갑자기 구름이 나타났습니다. 네.... 멀리 있던 구름이 바람에 밀려온 것이 아니라 습도가 워낙 높으니 대기의 상태에 따라 구름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대략 한 시간 정도의 촬영분량을 날려먹었습니다. 습도는 95% 였고, 시상은 좋지 않은데다 구름으로 인해 촬영한 결과물도 원하는만큼 나오지 않았으며 노출시간이 조금 적은 느낌이 드는 결과물을 얻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솜털 구름이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했습니다

자정 정도 되었을때 뜬금없이 은하수를 찍으려는 분(만월인데?!!!)이 와서 잠시 이야기를 나눴고 아침 일출이나 찍어야 겠다고 그분은 어딘가 차를 몰고 떠났습니다. 
전... 중간에 약 1.5시간 정도 잤던것 같고 장비 정리해서 돌아오니 7시가 되었더군요. 

일단, 좋은 것은 어쨌든 77일만에 촬영했다는 것이었고, 풀 프레임 카메라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보통 영혼성운과 하트성운은 따로 찍어 모자이크 붙이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350mm에 풀 프레임을 붙이니 두 대상이 한 화면에 들어왔습니다. 이건, 구도만 잘 맞추면 복잡한 이미지 프로세싱을 안해도 된다는 뜻이고 두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아쉬웠던 점은,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장비 오류로 고생을 했기에 다음번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고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카메라의 화각(카메라의 회전 정도)을 파악할 수 없어 다음번 촬영때 기존 촬영과 프레임을 맞추기 위해 고생을 좀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원래 계획은 오늘 저녁에 Oiii 촬영을 하고, 다음주와 다다음주에 LRGB촬영을 할 생각이었는데 태풍의 영향으로 한반도 남쪽에 있던 거대한 구름이 경기도 북부까지 올라와버렸습니다.
아무래도 이번주 촬영은 더 이상 어려울 것 같고, 다음주와 다다음주에 최대한 많은 촬영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번 H𝛼촬영에서 아쉬웠던 것은 노출이 조금 부족한 것 같았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12분 노출이 맞았던 것 같은데, '어차피 난 HOO나 SHO촬영이 아니라 LRGB에 부스트를 걸 생각이니까' 하며 10분 노출로 촬영을 했습니다.

달이 너무 밝아 오후에 찍은 사진처럼 보입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놀랐던 점은, 협대역 필터는 광해따위는 아무렇지 않게 씹어먹고 촬영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대단하더군요. 앞으로 좀 더 자주 촬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원래 오늘, 두루별님도 촬영을 오실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몸이 좀 안좋으셔서 못 나오셨습니다. 천체사진을 정말 사랑하시는 분인데 어서 건강을 회복하시면 좋겠습니다. 

댓글

  1. 우와~~ 너무 멋집니다!!!
    글을 읽다보니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저도 마음이 아프네요 ㅠㅠ 잘 해결 되실거라 믿습니다!
    힘든 와중에도 멋지게 작품을 만드셨습니다~!
    저도 얼른 몸 좀 추스려서 저 곳에 있고 싶습니다. 이제는 그립기 까지 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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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합니다. ^^;
      이번주말에 가면 H-alpha조금 더 찍고 Oiii도 찍어보려고 했는데 주말 날씨가 영 엉망이네요. ㅠㅠ
      나중에 촬영지에서 뵙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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