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 출사

만월인데 그냥 나갔습니다

집에 가기전에 아무 생각없이 찍은 사진
무려 저 환한 것이 보름달!

뭐 항상 계획을 짜고 움직이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나간 것은 아닙니다. 그냥 나가고 싶은 마음 50% + 협대역 촬영 50%의 의도로 나갔습니다. 
그날따라 이상하게 차가 많이 막혀서, 포천까지 차가 가득 있었습니다. 그 여파인지는 몰라도 두루별님도 차가 막혀 엄청나게 고생하셨다고 하더군요. 

대략 저녁 7시 15분 정도에 도착해서 짐을 풀었습니다. 
지난번 AVX 마운트의 오작동 문제도 있어서 어느정도 마음을 비우고 이것저것 테스트를 할 겸 시작했답니다. 
AVX 마운트를 쓰며 가장 궁금했던 것은, "핸드 컨트롤러로 Star alignment를 하지 않고 처음부터 플레이트 솔빙을 해서 좌표값을 넣어주면 어떻게 될까?" 였습니다. 남들은 모두 이렇게 쓰는 것 같은데 AVX 마운트는 그게 안되었으니까요. 
역시 안되었습니다. 홈 포지션에서 바로 촬영을 한 후 플레이트 솔빙을 한 후, GoTo를 명령하니 에러가 뜨더군요. 간단히 논리 오류였습니다. 1) Star alignment를 하지 않는다 2) 마운트의 Tracking이 활성화 되지 않는다 3) Tracking 모드로 전환이 안되니 움직이지 못한다 였습니다. 결국 아무데나 대충 적도의를 움직인 후, Align이 성공했다고 뻥쳐주고 APT로 플레이트 솔빙을 했습니다. 
멀쩡하게 작동하더군요. ㅋㅋ; 

혹시 가이딩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까 하는 무의미한 상상을 하며 테스트를 해봤는데 이건 웬걸, 지난번 보다 RA의 주기오차가 더욱 심해졌습니다. 이젠 아예 촬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2초에 한번씩 4초각 범위로 별이 휙! 휙! 움직이더군요. 잠시 멍때리다가 조용히 장비를 다 포장했습니다. ㅡㅡ; 

저녁 10시 30분 정도에 두루별님이 오셨습니다. 제 마운트 문제를 잘 알고 계셨고 많이 안타까워해주셔서 당신이 쓰시던 마운트를 빌려주셨습니다. 
......!!!!! 손을 덜덜 떨며 사용해 봤는데 역시 위대한 물건이었습니다! 하모닉 드라이브라는 기어는 정말 위대한 물건이더군요. 빠른 속도로 오차를 잡아주며 1초각 이내로 가이딩을 유지시켜 줬습니다. 두루별님 말씀으로는 ASIAir로도 RMS가 0.2정도는 안나온다고 하시던데 컴퓨터라서 더욱 더 정밀하게 잡아주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우선 테스트 삼아서 주중에 찾아 놓은 대상인 IC405와 NGC1893을 촬영했습니다. 조금 기이한 점은, AVX로 초점을 맞출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두루별님이 빌려주신 마운트로 다시 초점을 맞추려고 하니 뭔가 잘 안되었습니다. 마운트가 흔들리는게 아니라 뭐랄까... 뿌옇게 보인다고나 할까요?
물론 초점은 마운트와 아무 관계없는 문제라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적당히 촬영했습니다(!!!)

문제는 Meridian flip을 하고 나서 발생했습니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Flipping을 하고 나서 가이딩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몇 차례 캘리브레이션을 했지만 그래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 발생한 증상은 이상하게 별이 빠르게 흐르는 것이었는데, 원인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마운트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PHD2와 APT에서 데이타를 주고 받을때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AVX를 쓸때도 Flipping을 하고나서 바보같은 이동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때문에 당시에도 자동화 기능을 꺼버리고 가만히 보고 있다 촬영을 중단한 후에 다시 GoTo를 해서 가이딩을 했답니다. 이건 제가 노력해서 해결할 문제인 것이지요. 
아무튼 Flipping을 하고나서 제대로 작동을 안하길래 저도 장비를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IC 1893 (가운데 아래), IC 405 (가운데 상단)
H𝛼 720초 16장


두루별님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제가 천체사진을 포기할까 말까 제일 고민할때 많은 도움을 주신 분입니다. 그러니까... 한 2년 정도 전으로 기억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촬영이 전혀 안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순수한 사전지식의 부재로 인한 것이었지만, 아무튼 그때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인터넷 동호회 같은 곳도 전혀 가입하지않은 상태로 그냥 책 보고 시작했더니 모든게 엉망이었지요. 
그때 아무리 정밀하게 극축정렬을 하고 Star alignment를 해도 아무것도 찍지 못하던 시기였답니다. 포기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물어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메일을 보내 여쭤봤는데, 그때 이후로 이것저것 많은 정보를 얻게 되어 간신히 촬영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음.... 지금 찾아보니 딱 1년 전에 첫 사진을 성공했네요 (관련 글).

어쩌다보니 이번에도 도움을 받게 되었답니다. ㅎㅎ; 두루별님 말씀으로는 제가 블로그에 "계속 장비가 말썽을 부리면 새 장비 살때까지 잠시 촬영을 접으려고 한다"고 쓴 것을 보시고 깜짝 놀라 어떻게든 도와주시려고 했다고 합니다. 사실 빌려주신 마운트도 그냥 관측지에서 한번씩 보는 사람에게 내놓을만한 물건은 아니었습니다. 몇 번 얼굴 봤다고 차를 빌려주는 사람은 없잖아요 ㅎㅎ; 
아무튼 천체사진 시작하고 지금까지 계속 두루별님에게 도움만 받고 지내는 것 같습니다. 아마 두루별님이 생각하시는 것 보다 훨씬 감사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아서 감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세상 모든 일은 어떤 형태로든 주고받음이 있어야 하는데 매번 받기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그렇습니다 ㅎㅎ; 뭐 언젠가는 제가 도움을 드릴 일이 생길지도 모르지요.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같이 별 사진을 찍으시면 좋겠습니다. ^^; 



댓글

  1. 저도 큰 도움 받고 있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디 편하게 사용하시고 함께 좋은 작품 많이 촬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촬영 중에 생긴 문제들도 금방 해결되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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