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지 소실과 방황

끔찍한 일을 당했습니다



마음의 고향 같았던 철원 백마고지 전적지 주차장에 밝디밝은 불이 켜졌습니다... 
지난 12월 18일, 퇴근을 하고 바로 이곳으로 갔는데 이렇게 거대한 불이 켜져 있더군요. 
한참을 망연자실해 있다가 사진에 보이는 차의 운전자분에게도 물어봤는데 잘 모른다고 했습니다. 한 30분 멍하게 있다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전 혼자서 천체사진을 시작한 관계로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라 관측지라고는 여기가 전부였습니다. 그나마 많이 알려진 광덕산 조경철 천문대는 아수라장이라고 해서 아예 가기를 포기했고, 정말 이제는 어떻게 해야하나 밤새 고민을 했습니다. 

지도 탐색과 탐방

밤새 뒤척이며 고민을 하다 일요일 새벽부터 구글지도와 카카오지도를 펼쳐놓고 가능한 관측지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오후 3시전에 출발해서 11시 즈음까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네... 정말 죽어라 돌아다녔습니다. 
뭐.... 이미 망한 관측지니까 공개할께요. ㅠㅠ 천체사진에 관심있는 분은 가지마시길.. 
  • 평화의댐 인근 세계평화의종 공원
  • 양구의 방산면 인근
  • 한반도섬 전망대
  • 북한강 유역의 파로호 인근
  • 화악산 터널 근처의 쌈지공원
  • 화악산 터널 근처의 군사도로
  • 가평 연인산 국립공원 관광안내소 주차장
여기를 전부 다 들르니 대충 7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전부 실격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지요. 
  1. 세계평화의종 공원 : 주위가 아주 높은 산으로 둘러쌓여 있어서 좁은 하늘 시야만 보임
  2. 양구의 방산면 인근 : 아주 좋은 지역이긴 한데, 관측지로 삼을 만한 곳은 없었음. 땅을 사면 모를까...; 
  3. 한반도섬 전망대 : 밝은 가로등이 하나 있고, 남쪽이 가려져 있음. 카OO하는 분들이 많이 오는 것 같다....; 
  4. 파로호 인근 : 일단 지대가 낮고 주위에 강이 있어 안개에 매우 취약해 보임. 주민 말씀으로는 과거 헬기 착륙장으로 썼던 곳이 있다는데 어디있는지 못 찾았음. 주민 말씀으로는 주위가 탁 트인 곳이 별로 없다고 함
  5. 쌈지공원 : 출발전에 지인이 "거기 화사라는 사람이 TV에서 갔던 곳이다"고 했는데 가보니 인간들 천지였음. 그리고.... 아는 사람은 아는데, 동쪽으로 군기지가 있어서 밤새 강한 빛을 뿜고 있음 
  6. 화악산 군사도로 : 전에도 한번 가보려고 했던 곳임. 일단 민간인 출입금지 지역이고, 도로 주위로 지뢰밭임. 절대 가면 안됨
  7. 연인산 국립공원 관광안내소 주차장 : 예전에 문의해서 야간 관측때 써도 된다고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최근 주차장의 가로등까지 모두 점등해 버려서 관측이 불가능함 
결국... 여기까지 돌아보고 집에 와서는 주말 내내 우울하게 지냈습니다. ㅠㅠ 
정말 땅이라도 사야하나 하는 고민을 하다가 로또 사이트에 5,000원 적립금이 남아있길래 하나 샀습니다. ㅠㅠ 

이제 어떡해야 할지... 앞길이 막막합니다. 지난 월요일(어제) 극심한 월요병에 시달린 것도 아무래도 관측지를 잃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잘 모르겠어요. 슬프기만 합니다. 

댓글

  1. 소식 듣고 정말 가슴이 무너지는 거 같았습니다 ㅠㅠㅠㅠ
    그런데 저 많은 곳을 하루에 다 돌아 보셨다니 너무 고생하셨네요 ㅠㅠㅠ
    하필 이럴때 누워만 있자니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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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1. 아닙니다. ㅎㅎ
      두루별님은 푹 쉬셔야 나중에 또 관측지에서 만나지요!
      얼른 몸이 좋아지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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