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코 성운(IC1396, Elephant Trunk Nebula)

모처럼 별 사진을 찍으러 다녀왔습니다

이사와 개인사정, 그리고 여름 날씨로 인해 거의 1년간 별 사진을 찍으러 가지 못했습니다. 
지난해인지 올해 초였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철원에서 -25℃의 밤을 지낸 이후 첫 촬영이었습니다. 

여전히 철원은 조용하고 모기가 많더군요. ㅠㅠ 
그리고 전 모기가 앉았다 가기만 해도 피부에 알러지가 생기는 터라 온 몸에 모기 퇴치제로 떡칠을 하고 갔습니다. 

코끼리 코 성운
(Elephant Trunk Nebula)

촬영정보 : Baader Hα 3nm, 60초 노출, 260장 


너무나 오랜만에 간 것이라 장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도 다 까먹고 공황상태에서 시작을 했습니다. 
지난 블로그에 보여 드렸지만 PegasusAstro의 Ultimate PowerBox v2를 구입했는데, 장비를 설치만 하고 한번도 촬영을 못 나갔더니 더욱 머리가 아프더군요. 아무튼 옆에 두루별님도 계시고 해서 느리지만 차근차근 장비 설치와 세팅을 했습니다. 
(아마 혼자 있었으면 울고 돌아왔을거에요) 



언제나 그렇듯 모든 촬영은 단 한번도 문제없이 끝나는 경우가 없습니다. 

어제의 1번타자는 노트북 충전 어댑터였습니다. 마지막 촬영 이후로 장비의 종류와 수를 줄이기 위해 레노버 노트북용 65W 여행용 충전기를 샀습니다. 시가잭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어댑터였는데요, 이상하게 이걸 쓰니까 모니터가 계속 꺼졌다 켜졌다 했습니다. 대체 왜 이러나 한참을 살펴보니 윈도우 테스크바의 배터리 아이콘에 플러그가 추가 되었다 빠졌다를 반복하더군요. 결국 새 어댑터를 던져 버리고 기존의 12V to 220V 인버터와 220V용 어댑터를 사용하니 멀쩡해졌습니다. 

2번 타자는 COM 포트 설정문제였습니다. 파워박스를 새로 설치했더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COM포트가 모조리 재설정 되었었나 봅니다. (사실 USB를 통한 COM 포트 사용이 흔해진 이후론  어떤 방식으로 할당이 되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옛날에는 무조건 짝수 포트에 한개, 홀수 포트에 한개였으니까요) 
아무리해도 마운트의 COM 포트 설정이 되질 않아 수차례 노트북과 장비를 껐다켰다 반복했습니다. 

마지막 3번 타자.... 얘는 뭐 괜찮았습니다. 촬영 다 하고 장비 정리하며 경통을 제로 포지션으로 돌리는데 카메라에 연결된 12V 전원잭의 머리통이 똑 부러졌습니다. 역시 싸구려 중국제라고 혼자 투덜거리며 새걸 쓰기로 했습니다. 
(이럴줄 알고 AliExpress에서 주문할때는 재고를 많이 만듭니다)


보통의 경우, 촬영 2~3일 전부터 촬영대상, 그리고 천문박명 시기와 기타 자잘한 촬영계획을 짜서 가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 전혀 없었습니다. 
몇 차례 무얼 찍을까 고민을 하긴 했는데 "아니 장비 사용법도 기억 안나는데 뭔놈의 촬영대상? ㅋㅋ 그냥 두루별님 말씀대로 바람이나 쐬러간다 생각하자." 이렇게 생각하며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출발했거든요. 그래도 마음 속으론 코끼리 코 성운을 찍겠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촬영을 할 수는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에 Baader Hα 3nm 필터의 첫 사용이라 적정노출을 계산했어야 했는데 그것조차 안한 것은 너무 마음을 놓아버린 결과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정신차리고 촬영을 해야겠습니다. 

이런저런 생각 

모든 취미가 그렇듯이 결국 취미생활은 사람과 함께하며 재미가 느는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전 천체사진을 혼자 시작했습니다만 취미생활을 하며 두루별님을 알게 되고 같이 촬영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말에는 두루별님이 개인 사정으로 못 나오셔서 혼자 잠시 다녔는데요, 영 심심하더군요. 그리고... 한참을 쉰 후 다시 시작하려고 하니 혼자 촬영을 나간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뭐랄까... 무섭다고 해야 할까요? 그냥 다 아는 장소에 가는 것이고 내가 쓰던 장비를 사용하는 것인데도 옆에 아무도 없다면 못 할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실제로 두루별님과 같이 촬영 준비를 하며 두루별님은 당신 장비를 준비하고 전 제 장비를 준비했지만 옆에 누가 있다는 것 자체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더군요. 

흠흠... 아무튼 이사도 다 끝났고 날씨도 추워지니 다시 열심히 다닐까 생각합니다. 
다음주에는 위의 사진에 LRGB를 입혀보겠습니다. 

댓글

  1. 오랜만이라고 하셨지만 엄청난 디테일의 작품을 촬영하셨네요!!
    1분 노출로도 이렇게 세부적인 모습까지 촬영된다니 저도 노출 시간을 줄여야겠습니다 ㅎㅎ
    저도 별자리곰님과 함께 촬영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같은 관심사의 취미를 함께 할 수 있는 벗이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인 거 같습니다 ^^
    날 맑은 주말에 또 뵙겠습니다!!~

    답글삭제

댓글 쓰기